This Is Diss

 

오디션 탈락자들의 역습,

탈락의 심경을 담은 앨범 『This is DISS』 출시

 

흥미로운 앨범이 출시됐다. ‘This is DISS’라는 앨범 타이틀부터가 그렇고, 참가한 세 아티스트의 면면과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들이 범상치 않아 더욱 그렇다. 헤비메탈, 힙합, 발라드라는 서로 다른 세 장르의 음악이, 쓰레기스트, MC타래, 빈센트라는 장르적 거리감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한 세 아티스트가, 어떻게 한 앨범으로 뭉치게 되었는지, 왜 하필이면 그들을 묶는 테마가 ‘DISS’인지, 궁금한 것 투성이여서 더욱 흥미로운 앨범이다.

 

황망히 사라졌던 오디션 탈락자들의 귀환

앨범에 담긴 세 트랙의 이름에서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가 살짝 엿보인다. ‘번개같이 탈락’(쓰레기스트 곡), ‘좀 했는데 탈락’(MC타래 곡), ‘60초 후 탈락’(빈센트 곡). 세 아티스트의 공통점은 모두 잘 나가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것. 하지만, 우승자나 파이널 무대 도전자가 아니라, 프로그램에서는 일찌감치 사라진 탈락자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슈퍼밴드’에 이어 최근 종영한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연, 탈락자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캐릭터와 자작곡,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바탕으로 한창 인기몰이 중인 밴드 쓰레기스트. 현직 아이돌 가수 랩 트레이너이자 힙합씬에서 꽤 인정받은 실력파 랩퍼임에도 불구하고, ‘쇼 미더 머니’ 시즌10에서 황당하게 예선 탈락한 MC타래. 역대 가장 화제가 됐던 ‘보이스킹’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생방송에 진출한 실력파였지만, 생방송에서 딱 한 번 노래하고 너무나도 아쉽게 집에 가야 했던 빈센트.

 

그들이 DISS하는 대상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심사위원?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나 파이널 무대 진출자가 아닌, 탈락자들의 앨범. 방송에서 미처 말하지 못했던 탈락 심경이 가사에 절절이 녹아있다. MC타래는 직접 랩 메이킹, 쓰레기스트와 빈센트도 작사에 적극 참여하여 본인들의 스토리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당시의 탈락은 억울하거나 이해할 수 없거나 꽁하게 되새김질하게 되는 것일 터. 자연스럽게 세 곡 모두에 심사위원과 프로그램, 당시 상황을 ‘DISS’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DISS’의 수위와 표현은 웃음이 피식 나올 정도로 귀여운 것이 반전이면서 이 세 곡의 매력이다. 세상에 거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쓰레기스트는 ‘16점 준 넌 기억해라. 나는 뒤끝 작렬 트리플 A’라고 귀여운 뒤끝을 보여주며 ‘밥 많이 퍼 먹는다고 엄마한테 쫓겨났지. 개털됐지’라고 하소연 하고, 자신감 넘쳐 보이던 MC타래는 ‘니가 뭔데 감히 날 떨어뜨려’라고 감정을 폭발시키다가도 ‘젖은 빨래처럼 탈탈 털렸어’, ‘혼자서 찰진 욕설해도 치유되지가 않아’라고 상처를 드러낸다. 감미로운 보컬을 가진 빈센트는 팥빙수, 말리꽃, 본능적으로, 네버 엔딩 스토리가 싫다며 ‘난 악플 달 거야. 오 만개 달 거야. 내 삶 다 할 때까지’라는 가사를 격한 감성을 듬뿍 담아 불러냈다.

 

다음 시즌까지 이제 뭐 하지?

각자의 오디션 스토리를 담아 DISS로 시작한 이 세 곡이 공통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탈락해도 뮤지션의 길을 계속 걸어갈 이들. 다시 꿈을 이룰 기회가 올 때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의 다음 시즌까지, 또 다음 무대가 있을 때까지, 지금의 실패와 좌절을 수습하고 다음 기회엔 성공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다짐이 그것이다.

 

이 세 곡은 TV와 온라인, 극장 등에서도 자주 만나게 될 예정이다. 앨범에 실린 원곡을 살짝 편곡한 음악이 알콘의 광고 음악으로, 뮤직비디오를 편집한 영상이 광고로 집행되기 때문. 세 아티스트의 멋진 모습 역시 광고와 뮤직비디오로 만나 볼 수 있다.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오디션 탈락자들은 꿈과 실력을 갈고 닦겠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생활을 위해 알콘을 계속 해야 할 텐데, 한국알콘 앱으로 오디션은 떨어져도 안과는 한 번에 딱! 구하라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광고 메시지로 나올 예정이다.